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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취업 - 소개 / Intro

키위90 2020. 3. 22. 19:00

안녕하세요

현재 서울에 있는 한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직장인입니다.

 

이제 2년이 되어가는 아직 풋내기지만 어떻게 이 업계로 들어오게 되었고로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제 커리어를 쌓아가는 과정을 다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게 공유하려고 합니다.

 

제 소개를 간략하게 해 보자면, 90년생 남자이고 초중고를 해외에서 나왔습니다. 해외에서 살았으니 좋은 학교와 환경에서 유학을 갔다 온 사람으로 인식할 수 있지만 저는 그렇지는 않네요.....(금전적인 문제로 정말 어렵게 어렵게 버티며 살다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가난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무너트릴 수 있는지 겪으며 인생의 바닥을 찍고 조금씩 올라가는 중이네요... 개인적인 이야기는 일기장에 따로 적겠습니다.)

 

해외생활을 하면서 유일하게 남은 게 "영어"라는 건데요, 솔직히 한국에서 일상을 살아가는데 과연 영어가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이 항상 있지만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려면 기본으로 해야 하는 것은 반박할 수 없는 팩트입니다.

 

2018년도 봄 마지막 학기, 취업준비를 시작하면서 깨닫기 시작했죠, "아, 나는 특별히 잘하는 게 없구나... 나 같아도 나를 안 뽑겠다."

서울 모대학 공대 졸업을 앞두면서 해보고 싶은 건 많아도 딱히 잘하는 것도 없는 늦깎이 대학생인 저로서는 사회의 패배자 같더라고요.

90년생, 원래대로면 09학번이지만 저는 군대를 갔다 오고 시기도 놓쳐서 13학번이었습니다. 13학번인데 졸업이 2018년 도면 정상적인 절차를 밟은 학생이 아녔죠....

 

29살에 대학 졸업, 왠지 모르게 그때는 정말 잘못된 인생 같았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취업준비를 시작했지만 제가 뭘 하고 싶은지를 모르겠고 딱히 답이 나오지 않아 그냥 하던 거 그냥 해야겠다 라는 마인드로 아이폰 앱 개발자 포지션에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다니면서 공부에 딱히 흥미가 없어 iOS 앱 개발 아르바이트를 꾸준히 했죠)

왠지 모르게 다른 개발직은 신입 포지션이 많지만 iOS 개발 자리는 제가 찾아본 결과 90% 이상이 경력직이더라고요. 여기서 회사에서 원하는 경력직은 조금 공부해 본 수준이 아니라 출근하면 바로 현장에 투입돼서 알아서 개발할 수 있는 인재를 말합니다. 물론 저는 그냥 깨작깨작 Xcode Tool정도 만져본 수준이었죠.

 

돌아온 결과는 서류 1차 40군데 광탈. 그래도 면접 본 기회는 10번 정도로 기억하네요. 물론 올 탈락이었죠.

 

취업준비는 계속해야겠고, 막 학기지만 학교는 가야 하고, 정말 답이 안 나오던 시절, 수업 중 모르는 휴대폰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제가 웬만하면 모르는 번호는 안 받는데 이상하게 꼭 받아야겠다 라는 느낌이 들어서 강의실에서 나가 전화를 받게 됩니다.

 

"K님 되시죠? 안녕하세요 저는 ooo 헤드헌터라고 합니다."

"네, 안녕하세요"

"사람인에서 이력서 보고 연락드립니다. 외국계 금융사인데요, 정말 좋은 자리가 나서 꼭 좀 지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아 네네."

....

....

(@취준생이시라면 경력이나 수상경력이 없어도 자기소개서나 간단히 만든 이력서라도 온라인 구직사이트에 꼭 올려두셨으면 좋겠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인재풀이 매우 적은 편이라 헤드헌터가 온갖 수단을 활용하여 괜찮은 인재를 찾습니다. 외국계 기업 담당 헤드헌터가 국내 사이트인 사람인을 보는 건 평범한 케이스는 아니지만 제 이력서가 온라인상에 없었더라면 기회를 놓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외국계 구인구직 사이트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을 통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솔직히 통화상에서 뭐라고 하시는지도 잘 모르겠고 정확하게 무슨 일을 하는 회사 인지도 몰라서 거절하려고 했습니다.

 

"아 네. 죄송하지만 저는 개발직을 찾고 있어서요, 끊겠습니다"

"잠시만요, 정말로 좋은 자리라서 부탁드리겠습니다."

....

....

 

한 10분간에 설득을 통해 그 날 오후 5시까지 영문이력서를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운 좋게도 학교에서 진행하는 모든 취업준비 프로그램에 몽땅 참여한 상태라 "영문이력서 작성" 클래스는 이미 들은 상태였죠.

(역시 기회는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것 같아요. 그 기회가 왔을 때 준비된 상태여야 얻을 수 있는 게 아닌가 하고 그때 굉장히 뿌듯했네요. @취업 준비를 하고 계신 대학생이시라면 학교 내에서 지원해주는 취업준비 강의나 프로그램에 꼭 참여했으면 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영문이력서 작성 법도 별도 포스팅을 통해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이력서를 보내고 며칠 후 연락이 와서 면접 일정을 잡고 1개월이란 면접기간이 지난 후, 2018년도 5월에 드디어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5월 말 출근으로 계약을 하였죠. (@면접 절차에 대해서도 따로 포스팅하겠습니다.)

 

합격을 한 후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지만 걸림돌이 되는 게 있었습니다. 바로 졸업이죠.

 

김영란 법 제정 후 대학에 취업계를 신청하는 게 부정청탁이란 인식으로 교수들이 다 거부했습니다.

(쩝... 취업하기 정말 힘든 세상인데 교수님들의 배려심이란..)

 

마지막 학기에 5 과목 정도 듣고 있었는데, 단 한 분도 제 상황을 좋게 보지 않았습니다.

 

"교수님, 제가 취업이 돼서 5월 말부터 출근을 하게 되었는데, 취업계를 내고 싶습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돌아오는 답변은 "김영란법 때문에 안돼요", "취업계는 대학에서 금지예요", "난 못해줘요. 행정실에 물어보세요".

 

그냥 무조건 안된다는 말에 낙심하였지만 방법은 꼭 있다고 믿고 학교 행정실까지 여러 번 찾아가서 문의한 결과, "취업계를 내면 가장 큰 문제점이 출석 인정인데, 교수님 재량에 따라 과제나 리포트 제출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개정된 학교 규정에 분명히 그렇게 쓰여있더라고요.

 

이 증거물(?)을 갖고 교수님들한테 당당하게 찾아갔지만, 또 한 번의 거절을 받았습니다.

"그건 학교 입장이고, 난 못해줘. 해주다가 감옥 간다."

 

하아... 왜들 이러시는 건지...

 

어이가 없었지만 제 끈질김과 추진력에 결국은 해주시더라고요 하하하하. 물론 엄청난 과제와 리포트를 회사 다니면서 했어야 했지만요 ㅠㅠ

 

....

 

벌써 2년 정도에 시간이 흘러, 벌써 2년 차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빠른 직급으로 "대리"가 되었네요. (@외국계에서는 직급이 큰 의미를 갖지는 않습니다. 그냥 호칭일 뿐)

 

제가 어떤 회사에서 일하고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공개를 하기 전에 고민을 많이 해봐야겠습니다.

(이러다 회사에 불려 가는 건 아니겠죠!?!?!)

 

31살에 이제 2년 차 직장인으로서 조금 늦은 감이 있다고 느껴 더더욱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네요.

 

앞으로도 회사생활이나 업무 관련에서 많은 글을 쓰려고 합니다. 취준생 혹은 저와 같은 사회초년생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나 공감이 되는 콘텐츠가 됐으면 합니다.

 

그럼 이만. 내일 또 출근이네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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